2014년 4월 7일 월요일

그리스인 조르바

문이 열렸다. 바다 소리가 다시 카페로 쏟아져 들어왔다. 손발이 얼고 있었다. 나는 구석으로 깊숙이 몸을 웅크리고는 외투로 몸을 감쌌다. 나는 그 순간의 행복을 음미했다. 


다른 정열, 보다 고상한 정열에 사로잡히기 위해 쏟아 왔던 정열을 버리는 것, 그러나 그것 역시 일종의 노예근성이 아닐까? 이상이나 종족이나 하느님을 위해 자기를 희생시키는 것은? 따르는 전형이 고상하면 고상할 수록 우리가 묶이는 노예의 사슬이 길어지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우리는 좀 더 넓은 경기장에서 찧고 까불다가 그 사슬을 벗어나 보지도 못하고 죽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가 자유라고 부르는 건 무엇일까?


해가 오른 하늘은 맑았다. 나는 암초 사이에 앉은 갈매기처럼 바위틈에 앉아 오래 바다를 응시했다. 내 육신은 기운이 넘쳐 내 말을 순종했다. 마음은 파도를 응시하다 한 줄기 파도가 되어 순순히 바다의 율동으로 잦아들었다. 


그리스인 조르바 - 니코스 카잔타키스 (이윤기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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